가곡 이야기 32 산유화, 40년간 봉인됐던 금지곡, 그 정체는? / 한국인의 애창가곡 100선

 

김순남 작곡의 '산유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김소월의 시에 선율을 붙인, 우리 가곡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곡입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노래가 한때부르면 되는 노래’, 금지곡으로 40 가까이 꽁꽁 봉인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한여름에 만나는 고독한 '산유화'

 

2025 7, 짙은 녹음과 뜨거운 태양이 세상을 지배하는 계절입니다. 이런 계절에 여름 없이홀로 피고 지는 고독한 들꽃을 노래하는 것은 어딘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곡산유화 계절을 초월하는 존재의 본질을 이야기합니다. 노래가 품고 있는 서늘한 고독감은 오히려 한여름의 열기를 식히고 우리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묘한 힘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힘의 근원에는 노래 자체가 겪어야 했던 길고 침묵의 시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국민 시인 소월, 그러나 '금지된' 노래

 

산유화 가사는 우리가 교과서에서부터 배우는 김소월의 시입니다. “산에는 피네 / 꽃이 피네 / 여름 없이 / 꽃이 피네라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릴 있는 너무나 유명한 구절이죠.

 

그런데 이렇게 순수한 자연을 노래한 시에 곡을 붙인 노래가 어째서 금지곡이 되었을까요? 사랑 노래도, 혁명의 노래도 아닌 서정적인 가곡에 무슨위험한딱지가 붙었던 것일까요?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서는 노래의 작곡가에게 시선을 돌려야 합니다.

 

대체 금지됐을까? 바로작곡가때문에

 

노래에 덧씌워진 굴레는 바로 작곡가 김순남(金順男) 때문이었습니다.

 

해방 직후의 혼란스러운 이념 대립 속에서 그는 좌익 계열의 예술가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1948, 남북이 분단되기 직전 그는 결국 북한으로 넘어가는 길을 택합니다.

 

월북(越北)’이라는 선택은 남한 땅에서 그의 모든 것을 지워버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물론, 그가 만든 모든 음악은불온한 으로 취급되어 라디오에서 수도, 악보를 출판할 수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부를 수도 없는금지곡 되었습니다.

 

산유화 그렇게 40 동안 깊은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천재 작곡가 김순남, 그는 누구인가

 

일제강점기 시절, 10대에 이미 일본 도쿄 고등음악학원( 구니다치음대)에서 작곡을 공부한 음악 천재. 해방 공간에서는 서양 음악 기법과 조선의 민속음악을 결합하려는 야심 시도를 했던 진보적 지식인.

 

하지만 결국 이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던 비운의 예술가. 작곡가 김순남의 삶은 편의 비극적인 드라마와도 같습니다.

 

그가 어떤 마음으로 소월의 시에 곡을 붙였으며,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는지, 이야기가 궁금해지지 않으신가요?

 

 

가장 순수한 시가 가장 비극적인 운명의 작곡가를 만나 겪어야 했던 길고 침묵의 역사. ‘산유화 얽힌 깊은 이야기를 다음 편에서 본격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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