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이야기 28 기다리는 마음, 마음 깊이 스며드는 애절함/한국인의 애창가곡 100선

 

한국 가곡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곡 중 하나가 바로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이 곡은 김민부(1941~1972)가 작사하고 장일남(1932~2006)이 작곡한 예술가곡으로,우리나라 성악계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레퍼토리입니다.

 

 

분단의 아픔에서 탄생한 명곡

 

이 곡의 탄생 배경을 들여다보면 한국 현대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작곡가 장일남은 6·25 전쟁 당시 월남하면서 황해도 연평도에서 고향 땅을 바라보며 이 곡을 작곡했다고 전해집니다. 1950년 초에 작곡된 이 곡은 단순한 기다림이 아닌, 분단의 현실 속에서 그리움과 애절함을 담아낸 시대적 산물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김민부의 가사가 한시(漢詩)를 번역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우리 전통 문학의 서정성과 서구 음악 형식이 만나 새로운 한국적 예술가곡을 만들어낸 좋은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적 특징과 감정 표현

 

'기다리는 마음'은 단순한 선율 위에 깊은 감정을 담아낸 곡입니다. 장일남의 음악은 복잡한 화성보다는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선율적 아름다움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는 서양 고전음악의 가곡 형식을 빌려왔지만, 그 안에 우리만의 고유한 정서와 한()을 담아낸 것입니다.

곡의 전개는 잔잔하면서도 점차 감정이 고조되는 구조를 보입니다. 기다림의 애절함이 절제된 표현 안에서 더욱 깊이 있게 전달되며, 이는 한국인 특유의 내재된 감정 표현 방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적 정서

 

'기다리는 마음' 1950년대에 만들어진 곡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그 보편적 정서 때문입니다. 분단 상황에서 출발한 기다림의 정서는 단순히 정치적 상황을 넘어서 인간의 보편적 감정인 그리움, 사랑, 상실감과 연결됩니다.

특히 이 곡은 1970년대 '비목', '목련화' 등과 함께 큰 인기를 얻었는데, 이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복잡한 현실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순수한 감정을 노래한 것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작곡가 장일남의 음악 세계

 

장일남은 '기다리는 마음' 외에도 '비목' 등 우리나라 대표 가곡들을 남긴 작곡가입니다. 그는 1932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평양음악대학을 졸업한 후 한양대 작곡과 교수로 30여 년간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썼습니다.

그의 음악은 서구 음악 기법을 수용하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잃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오페라 '춘향전' 1966년 초연된 이래 한국 창작 오페라 중 가장 자주 공연되는 작품으로 남아있으며, 이는 그의 음악이 얼마나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오늘날의 의미

 

현재 우리가 '기다리는 마음'을 들을 때 느끼는 감정은 1950년대 사람들이 느꼈던 것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다림과 그리움이라는 근본적인 정서는 시대를 초월하여 여전히 우리 마음 깊숙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곡은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예술 작품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질적 감정을 노래한 이 곡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며 불려질 것입니다.

 

 

'기다리는 마음'은 그 자체로 한국 가곡사의 소중한 유산이자,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이런 곡들이 있기에 우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가는 문화적 연결고리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가곡 이야기 27 기다리는 마음, 서정성의 극치, 파도처럼 밀려오는 선율 / 한국인의 애창가곡 100

장일남의 ‘기다리는 마음’은 시와 음악이 얼마나 완벽하게 하나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명곡입니다. 김민부 시인의 애틋한 언어는 장일남의 서정적인 선율을 만나, 듣는 이의 마

haneuls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