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이야기 17 향수, 이 시, 왜 이렇게 그림 같고 난리? / 한국인의 애창가곡 100선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이 첫 구절, 그냥 소리 내 읽었을 뿐인데 왜 머릿속에 풍경이 막 그려지는 걸까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언어의 마술사' 정지용의 시 '향수' 이야기입니다. 눈 감으면 그려지는 한 폭의 수채화 같지만, 알고 보면 짠내 폭발하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는 사실! 노래가 되기 전, 시 그 자체의 매력 속으로 흠뻑 빠져볼까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그냥 읽었는데 왜 풍경이 보이죠? 신기한 경험, 다들 해보셨을 거예요. 정지용의 '향수'는 글자를 읽고 있는데 마치 VR 체험이라도 하는 것처럼 눈앞에 풍경이 쫙 펼쳐집니다. 옛이야기가 들려오는 듯한 실개천, 한가롭게 꼬리를 흔드는 얼룩백이 황소,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소까지. 이건 그냥 시가 아니라 한 폭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