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 이야기 33 산유화, 비운의 천재 북으로 가버린 작곡가 김순남 / 한국인의 애창가곡 100선
가곡 ‘산유화’의 깊은 울림은 김소월의 시가 가진 철학적 깊이와, 이념의 격랑 속에서 스러져간 비운의 천재 작곡가 김순남의 삶이 더해져 완성됩니다. 이 노래는 홀로 피고 지는 들꽃의 운명에 한 예술가의 고독한 삶을 투영한 슬프고도 아름다운 걸작입니다. 시대를 잘못 만난 천재 음악가 작곡가 김순남(1917~1983)은 식민지 조선이 낳은 최고의 음악 천재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일본 유학 시절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았고, 해방 후에는 서양의 현대음악과 우리의 민족 정서를 결합한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자 고군분투했습니다. 하지만 해방 공간은 예술가가 순수하게 창작에만 몰두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극심한 좌우 이념 대립 속에서 그는 좌익 문예총동맹 산하 음악동맹의 위원장으로 활동했고, 결국 1948년..